모처럼 동생이 달콤한 재안을 합니다. 버거킹을 먹겠느냐는 아주 치명적이고 따사로운 말을 꺼내듭니다. 왠일로 녀석이 이런 기특한 생각을 했을까요? 5000% Agree를 했고 버거킹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배달이 생각보다 늦는군요.
드디어 현관문 노크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습니다. 버거킹이 도착한 것 입니다. 저는 통새우스테이크버거를 시켰습니다. 버거 주제에 가격이 만원이 넘어가는 어마무시한 녀석입니다. 완전 크며 우람합니다. 버거킹 햄버거는 정말 배가 부릅니다. 그만큼 양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포만감이 장난 아닙니다.
포장지를 정성스레 개봉합니다. 바로 그때! 눈 앞에 날파리가 목격되었습니다. 녀석은 눈 앞을 한참을 아른거립니다. 왼손에는 햄버거가, 오른손은 비어있습니다. 오른손으로 휘휘 저으며 내쫒았습니다. 그리고 통새우스테이크버거를 한 입 와앙 하고 여물었습니다. 캬~ 역시 맛이 훌륭합니다. 햄버거의 지존은 버거킹이 틀림없습니다.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그런데 방금 내쫒았던 그 날파리가 또 날아와서 이번엔 햄버거 주변을 얼쩡거립니다. 순간 눈이 돌아갑니다.
"아, 이 건방진 것이 내 와퍼를...!!!"
그 순간 녀석이 햄버거가 들려있는 왼쪽 팔에 살포시 안착했습니다. 옳다구나 싶었습니다. 비어있는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립니다. 그리고 겁나 세게!!!! 왼손을 가격합니다.
"쨔악!"
안방에 싸대기 맞는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왼손에 쥐고 있던 저의 사랑스로운 와퍼 통새우스테이크버거에도 고스란히 충격이 갑니다. 지진이 난다면 이런거겠죠? 이것은 P파와 S파가 동시에 들어간 상황 입니다. 왼손에 쥐고있던 와퍼가 충격을 그대로 흡입해버렸고 먹고 있던 햄버거는 심한 요동과 함께 안에 들어있던 스테이크며 각종 야채와 토마토, 그리고 같이 듬뿍 묻어있던 소스들이 사방으로 출장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후두두둑~"
아.... 아아.... 으아.... 제 바지는 소스 범벅이 되었고 왼쪽 다리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용물이 완전히 공중분해가 되어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왼손에는 그저 햄버거 포장지와 밑 빵이 전부였습니다.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 싶었고 딥빡이 돌았습니다.
"아.... 아아!!!!! 으아!!!!!! 안돼에!!!!"
순간 저는 이성을 잃었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통새우스테이크버거의 해체쑈를 보는 순간 말입니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와퍼재료들을 오른손으로 주섬 주섬 주워서 대충 햄버거 형태에 걸맞게 조립을 했고 증말 짜증 500%인 마음으로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날파리를 잡았으니 그나마 이정도지 만약 놓치고 이런 상황이었다면 아마 극대노 모드로 접어들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날파리 덕분에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절대로 햄버거가 쥐어 있는 손을 가격하면 안 되겠구나 하구요. 그래도 방이니까 다행이지 밖이었으면 겨우 한 모금 먹고 나머지를 강제로 버려야 하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이 점을 위안삼았고 와퍼가 아닌 이상한 형태의 햄버거를 야금야금 파먹었습니다. 그래도 맛은 있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