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기록장

작년은 코로나와 각종 안 좋은 일이 한 번에 터지는 한 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30대 통틀어 가장 좋지 않은 해였습니다. 올해는 그 안 좋은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한 해가 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급하게 마음 먹으면 오히려 잘 될 일도 막히기 일쑤입니다. 그러니 꼭꼭 씹어먹을 예정입니다. 식사 시간은 오래 걸려도 절대 소화불량에 걸리거나 속이 더부룩할 일이 없을겁니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계속 부정하고 엄한 방향으로 마음을 향해 나아갔던 모양입니다. 그러다보니 제자리고 왠지 밑바닥에서 더 허우적대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정확히 몸을 반으로 좌/우 나누었다면 한쪽에만 양분이 채워지고 다른 한 쪽은 텅 빈 상태였습니다. 이걸 단기간에 채우려했으니 당연히 무리였습니다. 또한 멀쩡한 정신으로 채워질리가 전혀 없었습니다. 보통 1cm 정도의 찢어진 상처가 아무는데 걸리는 시간은 빨라도 4주이며, 조직이 완전히 회복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육체적 상처가 이 정도의 시간인데 마음의 상처는 오죽할까요? 그러니 급하게 회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나 마음의 상처는 약이 없습니다. 그저 진정이 될 때까지 내 스스로를 너무 옥죄이지 말고 자신을 믿고 느긋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게임을 많이 했습니다. 1년을 거의 놀다시피 한 것 같아요. 올해는 좀 더 콘텐츠에 투자하는 시간을 많이 늘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온라인 게임도 접었습니다. 프로그램도 다 지워버렸죠. 확실히 게임을 줄이고 글쓰는 시간에 투자하니까 하루가 뭔가 알차진 것 같습니다. 예약글도 많이 늘었으며 애프터이펙트를 실행하는 시간이 늘어서 어느새 새로운 오프닝 영상도 세개나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소처럼 느리지만 뚝심있게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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