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기록장

안심하세요. 그리마는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근데 굳이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검색하여 오신 분들이 대다수일텐데, 그리마 혹은 돈벌레로 검색해서 들어오신것은 아닌지요? 그게 아니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무튼 다양한 경로로 들어오니까 혹시 몰라서 형체를 가려놨습니다.

 

전 곤충을 딱히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편 입니다. 절지동물은 딱히 좋아하는건 아니고 그렇다고 무서워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곤충은 땅강아지 입니다. 오늘도 밤에 걷기운동을 하다 땅강아지를 발견했어요. 혹시 지나다니는 자전거나 다른 사람에 의해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서 잽싸게 줍줍 후 풀숲으로 피신시켜 주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서 티스토리 관리를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그 순간 느낌이 핑! 하고 뭔가 왔습니다.

 

스파이더맨은 슈퍼거미에게 물려서 인간의 모든 센서가 초민감해졌죠? 그래서 공격의 위험도 찌릿찌릿으로 금새 알아차리곤 합니다. 이것과 비슷하게 저 역시도 곤충이나 기타 잡벌레들을 발견하는 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전화 통화를 하다가도 바닥에서 뭔가 엇! 하는게 느껴지면 십중팔구 뭔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퀴벌레, 딱정벌레, 귀뚜라미, 곱등이, 집게벌레를 발견했습니다. 발견한 결과를 상대방에게 말해주면 정말 싫어라 하더군요. 미친거 아니냐고 막 그럽니다. 특히 여자사람 동생들이 아주 기겁을 합니다. 남자도 마찬가지로 싫어하더군요. 그러면 전 장난삼아 이렇게 이야기를 하죠.

 

"이 곤충혐오자!"

 

아무튼 제게는 버그 디텍터가 있는게 분명 합니다. 왜냐하면 방금 전에도 발견했습니다. 이 글은 발견 후 녀석을 제거하고 작성합니다. 그렇습니다. 흔히 돈벌레라고 알려져있는 그리마를 발견했습니다. 방 벽에 붙어있더군요.

 

여러분의 소중한 눈을 위해 블루어 처리 했습니다.

꽤 큰 녀석입니다. 이 녀석이 자고있는동안 얼굴을 기어다닐 수 있으므로 제거하는게 좋겠다고 판단! 잽싸게 휴지를 좀 뜯어서 냅따 갈겼습니다. 한방에 잘 캐치하여 그대로 으깨버렸습니다. 생명을 사살하는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우린 서로 공생할 수 없는 사이 입니다. 제가 짜질 수 없으므로 녀석을 제거할 수 밖에요. 사실 최대한 살리려고 했습니다만 얘들이 좀 빠릅니까? 기회는 한 번입니다. 그래서 그냥 영원의 안식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너무 쎄게 내리쳐서 그런지 탁! 하는 순간 다리 몇 가닥이 후두둑하고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다리는 의지를 가졌는지 꿈틀대는군요. 다리도 휴지로 잘 정리해서 처리했습니다.

 

물론 그리마는 익충 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로운 충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집안의 파리, 모기, 심지어 바퀴벌레까지도 잡아먹는다고 하죠. 그러나 얘가 과연 잡아먹으면 얼마나 잡아먹겠습니까? 그냥 파리, 모기도 어차피 저도 잘 잡아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얘들이 습한 환경을 좋아하고 그곳에 있을 병원균까지 전파할 우려가 있으니 익충이라고해서 무조건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완전 어렸을 때 오른쪽 눈 아래가 심하게 부어올랐는데 어머니 말로는 벌레가 지나갔다고 그러셨어요. 그게 저녀석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근데 한편으론 참 희한합니다. 파리와 모기는 그렇게 잘 죽이면서 그리마를 처단할 때는 왜 이렇게 양심이 찔리는건지 모르겠어요. 이게 바로 선입견의 힘인 것 같습니다. 돈벌레다~ 죽이면 복 나간다~ 등등의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이 죄책감을 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여튼 그렇네요...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친절한효자손 | 유길용 | 대전 | 사업자 등록번호 : 511-09-36433 | TEL : 010-0000-0000 | Mail : rgy0409@gmail.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