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반쪽이 있었습니다. 즉 저는 50%의 인생... 그 상대가 50%를 채워주었습니다. 아니, 그 이상을 채워준 것 같습니다. 평생을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역시 세상사는 호락호락하지 않네요. 인간관계 또한 정말 한치앞도 못 볼 정도로 예측불허 합니다. 결국 50%만 남았습니다. 내 삶의 목적이 50%에요. 나머지 50%가 사라지니 정말로 공허 그 자체입니다. 원래 혼자서도 늘 만족도가 높던 저였지만 이 과정을 회복하는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흐를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오리지널 버전으로 롤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전 인연이라는 키워드를 되게 싫어합니다. 잘 안 되면 인연이 아닌거라고 하는 그 말이 너무 싫습니다. 세상에 인연이 어디있을까요? 인연은 누군가 만들어낸 키워드 입니다. 그 누군가는 어찌되었건 잘 되서 해피엔딩을 맞이한 최초의 인류일지도 모릅니다. 인연은 없습니다. 우연만 있겠죠. 우연히 만났고, 우연히 잘 되었고, 우연히 잘 안되고, 우연히 불행해질 뿐 입니다. 이 우연의 긍정적 표현이 인연이라고 봅니다.
저는 우연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연은 그냥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생하는 게임상 긴급 이벤트일 뿐이니까요. 우연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연은 공평한 겁니다. 제 능력껏 발휘할 수 있는 것들을 신뢰합니다. 그래야지만 잘 못 되었을 경우 스스로에게 원망 혹은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까요. 우연은 누구를 탓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더 답답하고 환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전 우연이 너무나 싫습니다. 따라서 인연이라는 것을 부정합니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끝.